
각각의 경제 영향 분석도입전쟁의 경과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번 주에 끝날 수도 있고 5년간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입니다. 시나리오를 짜고 각 시나리오에 맞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답을 정해 놓고 그 방향으로만 베팅하는 것은 지금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입니다.중동 전쟁이 발발하고 첫 주에는 지수가 10% 상하방으로 흔들렸습니다. 며칠 지나자 5% 내외로, 그다음에는 3% 내외로 등락폭이 줄었습니다. 전쟁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초반에 가장 크고 이후 잦아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별 경제 충격과 트럼프가 꺼낸 마지막 카드인 스테이블 코인의 의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전쟁과 유가·달러·금의 경향성
– 시나리오 짜기 전에 알아야 할 것지정학적 위기가 커질 때 자산 시장에 나타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먼저 달러입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달러 가치가 스파이크처럼 급등합니다. 갖고 있던 금도, 리알화도, 주식도 모두 달러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안전 자산 중에서도 금보다 달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전쟁 발발 후에 나타납니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금 선호가 집중되지만 막상 전쟁이 시작되면 달러로 쏠립니다.다음은 유가입니다. 강대국들이 싸울 때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됩니다. 원유 최대 생산국들이 충돌하면 해상 운임이 오르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깁니다. 그 결과 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집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율은 무관하지 않습니다. 유가가 오를수록 공급 쇼크가 발생하고 수요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보다 공급 쇼크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주목할 점은 중국과 인도의 경우입니다. 중국 향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오히려 자유롭게 통과하고 있습니다. 위안화 결제 선박에 대한 프리패스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것은 중동 전쟁이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달러 패권과 위안화 패권 사이의 경제 전쟁 양상을 띠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세 가지 시나리오별 경제 충격 – 합의·장기화·4차 오일쇼크

시나리오 1. 조기 합의로 종식되는 경우
전쟁이 빠르게 끝나면 금융 시장의 혼란으로만 마무리됩니다. 전쟁으로 조정됐던 자산 가격들이 그대로 반등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기준 경로인 금리 인하와 유동성 장세로 다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재건 수혜 섹터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도 나타납니다. 이 경우 경제 충격은 일시적으로 그칩니다.
시나리오 2. 2~3개월 장기화되는 경우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야기됩니다. 경기에는 하방 압력이 가해집니다. 경제 성장률이 1% 달성조차 어려워지고 물가 상승률은 더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 기조 전환 가능성도 열립니다. 정부는 추경 편성으로 대응하겠지만 이것이 인플레를 더 자극하는 부작용도 수반합니다. 다만 에너지 바우처 같은 물가 완화 방향으로 추경이 설계되면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경제 성장률은 1% 밑으로 크게 내려가지는 않도록 버티는 수준이 됩니다.
시나리오 3. 갈등이 장기화되며 4차 오일쇼크가 오는 경우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1차 오일쇼크는 유가가 약 300%, 2차는 150% 상승했을 때를 말합니다. 이미 60달러에서 시작한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 이 기준에 근접합니다. 이 경우 비닐·페트 제조업, 유통업, 계약직·단기 일자리부터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자산 가치도 쪼그라들고 실질 소득도 줄고 이자 상환 부담만 커지는 구조가 됩니다. 은행만 부자가 되고 나머지는 다 가난해지는 시나리오입니다. 이것이 가장 와서는 안 되는 시나리오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트럼프의 마지막 카드 – 스테이블 코인과 국채의 연결 구조
금리 인하도, 양적 완화도 사실상 어려워진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 남은 카드가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업체는 코인을 발행할 때 현금을 받습니다. 그 현금으로 미국 국채를 매입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늘어날수록 미국 국채를 사주는 주체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트럼프 행정부가 이 카드에 강한 의지를 갖는 이유가 있습니다. 부채 한도는 이미 증액해 놓았기 때문에 국채를 더 발행해서 유동성을 공급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 인하나 양적 완화를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국채를 사줄 새로운 주체가 필요합니다. 스테이블 코인 발행 업체들이 그 역할을 합니다. 무역 결제를 스테이블 코인으로 하도록 각국에 요구하면서 관세를 낮춰주는 거래도 가능합니다. 물가 안정과 유동성 공급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전략입니다.주요 금융사들의 스테이블 코인 관련 입법 발효 시점 전망 평균치가 5월에서 6월입니다. 자본 시장의 심리는 그 시점에 근접해 미리 움직입니다. 3월과 4월에 비트코인이 다른 자산 대비 선방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이 공식 발효되면 미국채 최대 보유 주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결론
전쟁의 경과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각 시나리오가 전개됐을 때 경제와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는 준비할 수 있습니다. 조기 합의 시 재건 수혜,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 대비, 최악의 4차 오일쇼크 시 현금 비중 확대와 안전 자산 분산. 이 세 가지 경로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현재 전황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지금 가장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입니다. 정답을 정해 놓지 말고, 시나리오에 맞게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