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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협상 결렬의 진짜 이유 – 두 승전 선언이 만든 간극의 구조

by 리디아정원사 2026. 4. 13.

 

 


미국과 이란의 파키스탄 협상이 21시간 만에 결렬됐습니다. 두 나라가 같은 전쟁에서 각자 승리를 선언한 채 협상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이란이 항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란은 호르무즈를 막아 세계 최강대국을 먼저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으니 자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착각이 만났으니 결과는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착각이 언제 끝나느냐입니다. 양쪽이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기 전까지 협상은 본격화되기 어렵습니다. 그 사이 호르무즈는 막혀 있고 유가는 오르고 비닐봉투부터 주사기까지 나프타 부족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협상 결렬의 구조적 이유, 1988년 역사와의 비교, 그리고 앞으로의 시나리오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두 승전 선언의 착각 – 왜 협상이 21시간 만에 끝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있던 4월 12일에 이란이 정복당했다, 군대가 없다, 딜이 되든 안 되든 우리가 이긴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란의 최고 안보인은 같은 날 전쟁 목표 대부분을 이란이 달성했다, 이란 국민들에게 희소식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전쟁에서 두 나라가 모두 이겼다고 주장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이렇게 확신하게 된 배경이 있습니다. 전쟁 직전인 2월 27일 협상에서 이란이 핵물질 제로 축적, 제로 비축, 완전 검증이라는 사실상 핵 포기에 가까운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오만 외무부 장관과 영국 NSC 보좌관 등 협상 당사자들이 깜짝 놀랐을 정도였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폭격하기도 전에 이미 이란의 항복 문서를 받아냈으니 전쟁 이후에는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 핵 포기는 당연한 전제이고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전면 포기, 대리 세력 지원 중단까지 플러스 알파를 요구했습니다.
이란의 생각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호르무즈를 막아보니 통제가 됐습니다. 자기들도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2월에 항복에 가까운 문서를 냈던 이란이 이제는 핵 개발 권리를 공식 인정하라고 요구합니다. 호르무즈 통제권을 달라고 합니다. 동결 자산을 즉각 해제하고 미군은 중동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쟁 전보다 요구 조건이 훨씬 높아진 것입니다. 양쪽이 자기 조건만 통보하다가 21시간이 흘렀고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이란이 버틸 수 있는 이유 – 40년 제재와 비대칭 전략


이란이 군사적으로 초토화됐는데 왜 협상에서 당당한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40년 넘게 제재를 견뎌온 내성입니다. 원래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조금 더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사람이 견딜 수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살다가 갑자기 고통을 받는 것이 훨씬 더 힘듭니다. 서방과 한국이 지금 석유 부족을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이란은 40년간 익숙해진 고통이고 서방은 처음 겪는 고통입니다.
둘째, 호르무즈 통제를 위한 비대칭 전략입니다. 기뢰를 제거해도 이란은 초소형 보트 수천 척을 이용한 스웜 전략, 드론, 지대함 미사일로 언제든지 유조선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란 해안가 암반에는 미사일 기지가 가득합니다. 기뢰 제거는 호르무즈 통제를 해제하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미국이 구축함 두 척을 보내 기뢰를 제거하겠다고 한 것이 이란의 전략을 오해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이 구축함 진입이 협상 중에 이루어지면서 이란 내 강경파에게 또 다른 명분을 줬습니다. 이란이 두 번의 협상 중 미국의 기습 폭격을 경험한 만큼 미국을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축함의 해협 진입은 강경파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습니다.
미국이 해상 봉쇄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란 유조선이 호르무즈를 나와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것을 차단하면 이란의 전쟁 비용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란 유조선까지 막히면 석유 공급이 더 줄어들고 유가는 더 오릅니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제조 강국에 직격탄입니다. 강 대 강 충돌은 우리에게 이득이 되지 않습니다.

 

 1988년 맨티스 작전이 주는 교훈 – 군사 승리와 정치 해결은 다르다


38년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착각이 있었습니다. 1988년 4월, 미국은 맨티스 작전으로 이란의 석유 플랫폼을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군사적으로는 대승이었습니다. 미국은 이란이 즉각 굴복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란은 고속정을 이용한 비대칭 반격으로 끈질기게 저항했고 이란-이라크 전쟁이 공식 휴전에 이른 것은 그해 8월이었습니다. 군사 승리와 정치적 해결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었습니다.
2026년 상황이 이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988년에는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할 능력까지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봉쇄에 성공했습니다. 이것이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이겼지만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제하는 한 경제적 인질 상황이 지속됩니다. 미국은 석유화학 제품을 직접 가공하지 않습니다. 원료는 많지만 제품을 만드는 것은 한국, 일본, 대만, 중국입니다. 이 나라들에서 석유화학 제품 공급이 끊기면 미국과 유럽도 타격을 받습니다. 미국이 지금 당장 고통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협상 지연의 또 다른 이유입니다.
양쪽의 착각이 동시에 끝날 때 협상이 진짜 시작됩니다. 미국이 완전한 항복 문서가 아닌 현실적인 합의점을 찾기 시작하고 이란이 군사적 열세와 경제적 파탄을 직시할 때입니다. 그 전까지 우리는 석유 부족, 나프타 공급 차질, 비닐과 플라스틱과 의료 기기 부족을 견뎌야 합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상황을 정확히 읽으면서 각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뿐입니다.

 

결론

미국과 이란 모두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하는 한 협상은 계속 어긋납니다. 트럼프는 항복 문서를 원하고 이란은 전쟁을 버텨냈다는 인정을 원합니다. 1988년 맨티스 작전처럼 군사 승리가 즉각적인 정치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제조 강국들이 석유화학 제품 부족이라는 실질적인 고통을 받으면서 결국 미국과 유럽도 영향을 받는 시점이 오면 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생길 것입니다. 두 착각이 언제 깨지느냐가 우리 경제가 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시점을 결정합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CFgsPtmt2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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